이혼원인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일방이 이혼에 불응할 경우에 부득이 법원에 이혼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이 재판상 이혼입니다. 우리 민법은 개별적 이혼원인(민법 제840조 1호-5호) 이외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이유(제840조 6호)가 있을 때에 이혼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1) 배우자의 부정행위(제840조 1호)
부정행위는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가 포함됩니다. 심신상실상태하에서의 행위나 강간 등의 경우에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습니다. 다른 일방이 사전에 부정행위에 동의하였거나 사후에 용서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부정한 행위를 한 일방에 대하여 그 사실을 알면서 부부생활을 지속한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용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그후에 탐지한 간통사실까지 용서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부정한 행위는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2) 악의의 유기(제840조 2호)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의 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으로서, 예컨대 배우자의 일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타방 배우자를 버리고 부부공동생활을 폐지하는 행위라든가, 고의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부부공동생활을 폐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악의의 유기란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 부양 협조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으로서, 타방을 내쫓거나 또는 두고 나가버린다든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 다음 돌아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계속해서 동거에 응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악의의 유기라고 본 판례로는 남편이 정신이상 증세가 있는 처를 두고 가출하여 비구승이 된 경우, 시어머니와의 불화를 이유로 별거하게 된 처자식을 돌보지 않은 경우, 처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남편이 학대한 경우, 혼인신고 후 20일간 동거하다가 가출한 경우 등입니다.

반면, 남편이 처에게 혼인 전부터 가진 신앙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면서 폭행함으로써 처가 가출한 경우, 주거에서 나와 별거하게 된 원인이 상대방의 폭행때문인 경우, 가정불화로 일시 가출하여 생활비를 주지 않은 경우 등은 악의의 유기가 아니라는 판례가 있습니다.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의 심시 부당한 대우(제840조 3호)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중대한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합니다. 부부생활의 계속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고통을 느낄 정도의 신체, 정신에 대한 학대 또는 명예에 대한 모욕을 의미합니다.
부당한 대우라고 본 사례로는 배우자의 결백을 알면서도 간통죄로 고소하고 제3자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한 경우, 처가 남편을 정신병자로 몰아 정신병원이나 요양원에 보내기 위해 강제로 납치를 기도한 경우, 옛애인을 못잊어 배우자를 학대하는 경우라고 본다.
반면, 법원은 부부일방의 부모에게 뺨을 맞은 경우, 남편의 지장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경우를 부당한대우가 아나리고 한 바있습니다.

(4) 자기의 직계존속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제840조 4호)
예컨대, 피고가 원고 친생모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찬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5) 3년 이상의 생사불명(제840조 5호)
본호에 의한 이혼은 실종선고(생사불명의 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된 부재자에 대해 가정버원의 선고에 의하여 사망으로 의제하는 제도를 말한다.)에 의한 혼인해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즉, 이혼판결이 확정된 후에 생환하더라도 실종선고가 취소된 경우와는 달리 혼인이 당연히 부활하는 것이 아니다.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때,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제840조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란 부부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또 추상적, 상대적 개념이어서 그 기준을 잡기가 매우 어려우나 보통은 혼인관계가 심각하게 파탄되어 다시는 혼인에 적합한 생활공동관계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고 이러한 경우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요하는 것이 일방 당사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경우를 말합니다.